베트남과 한국은 비행기로 약 5시간 거리로 떨어져 있지만,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나라다. 특히 음식 문화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점들이 많다. 서로 다른 역사와 환경 속에서 발전했지만, 비슷한 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정서가 담긴 음식들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베트남과 한국의 닮은 음식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1/ 반바오 (Bánh bao) – 찐빵
베트남 사람들에게 반바오는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익숙한 음식이다. 흰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 소시지, 계란, 당면, 버섯 등 다양한 속재료를 넣어 만든 반바오는 통통하고 부드러우며 속이 꽉 차 있어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한국의 찐빵도 이와 매우 비슷하다.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에 팥이나 야채 소를 넣어 둥글게 빚은 뒤, 뜨거운 증기로 쪄서 만든다. 따뜻하고 폭신한 식감은 반바오와 닮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2/ 죠이런 (Dồi lợn) – 순대
베트남의 죠이런은 선지, 고수, 연골, 땅콩 등을 돼지의 창자 안에 채워 넣고 삶거나 구워서 먹는 음식이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 덕분에 특히 겨울철에는 따뜻한 죽과 함께 즐겨 먹는다.
한국의 순대도 외형은 비슷하지만 속재료는 조금 다르다. 당면, 야채, 선지 등을 돼지 창자에 넣어 쪄내며,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순댓국, 순대볶음, 순대전골 등 한국에서는 순대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발달해 있다.
3/ 째 (Chè) – 빙수
째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다양한 콩, 고구마, 옥수수, 과일 등을 넣고 끓여 만든 후 얼음과 함께 시원하게 먹는다. 여름에는 차갑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다.
한국의 빙수도 비슷한 개념의 디저트다. 곱게 간 얼음 위에 팥, 과일, 떡, 연유, 시럽 등을 올려 만든다. 팥빙수, 망고빙수, 녹차빙수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무더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많다.
4/ 꿔이써안 (Quẩy xoắn) – 꽈배기
꿔이써안은 베트남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즐겨 먹는 추억의 간식이다. 쫀득한 찹쌀가루나 밀가루 반죽을 두 가닥으로 꼬아 바삭하게 튀긴 후, 설탕을 묻혀 단맛을 더한다.
한국의 꽈배기 또한 모양과 조리법이 매우 비슷하다. 길게 늘린 반죽을 꼬아서 튀기고, 겉에 설탕을 묻혀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간단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간식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5/ 퍼권 (Phở cuốn) – 월남쌈
퍼권은 얇게 자른 반퍼(쌀국수 피)에 볶은 소고기, 상추, 고수, 오이, 망고 등을 넣어 말아 만든 음식으로,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새콤달콤한 생선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
한국의 월남쌈은 비슷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되는 재료는 더 다양하다. 새우, 닭고기, 불고기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아보카도, 자색무, 갯잎 등 독특한 재료들도 자주 쓰이며, 데치거나 생으로 먹는다.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기는 월남쌈은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6/ 반쎄오 (Bánh xèo) – 파전
반쎄오는 멥쌀가루 반죽을 팬에 얇게 부쳐 만든 바삭한 팬케이크 같은 음식이다. 지역에 따라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서부식은 코코넛 밀크 향이 나는 노란 반죽에 새우, 고기, 강낭콩 등을 넣고, 중부식은 해산물 중심의 속재료로 더 작고 두껍다.
한국의 파전도 비슷하게 팬에 부쳐 만드는 음식이다. 밀가루와 달걀을 기본으로 하며, 부추, 오징어, 김치,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을 수 있어 “한국식 피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다.
7/ 삶은 돼지고기 (Thịt lợn luộc) – 보쌈
베트남에서는 삼겹살, 앞다리살 등 지방이 적당히 있는 부위를 삶아 만든 삶은 돼지고기를 자주 먹는다. 액젓, 맘똠, 새우장 등 다양한 소스에 찍어 먹으며, 퍼권의 속재료로도 활용된다.
한국의 보쌈은 삶은 돼지고기를 배추나 상추에 싸서 먹는 요리다. 삶을 때 생강이나 한약재, 무, 양파 등을 넣어 잡내를 제거하고 맛을 더한다. 새우젓이나 쌈장에 찍어 먹으며, 굴을 곁들인 굴보쌈도 인기 있는 메뉴다.
이처럼 베트남과 한국은 음식 문화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전통 속에서 발전해온 음식들이지만, 재료나 조리법, 식사 방식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공통점은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의 음식을 더욱 쉽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이런 유사성을 통해 문화적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